정부 내년 예산안 556조원
눈길 끄는 이색사업들

내년부터 스마트폰만 있으면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가 도입돼 신분증을 직접 갖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증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호흡기, 발열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도록 전국에 호흡기 전담 클리닉 1000곳이 운영된다.파워볼실시간

정부가 1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에서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주요 사업을 소개한다.

○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 K방역 강화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K방역에 1조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현재 500곳에서 1000곳으로 늘린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은 음압설비 등을 갖춘 동네 병·의원으로, 정부는 설비 구입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임신부 등 약 1500만 명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지방에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선다. 상대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에 감염병 환자를 일시 격리하고 치료하기 위한 전문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 양산부산대병원(영남), 조선대병원(호남), 순천향대 천안병원(중부) 등이 지정됐다.

○ 현역·상근예비역 이발비 1만 원

병사 월급은 올해 대비 12.5% 인상된다. 병장 기준으로 올해 54만900원에서 내년 60만8500원으로 오른다. 병사끼리 해주던 이발도 민간 이발소나 미장원에서 할 수 있도록 매달 이발비 1만 원이 현역은 물론이고 상근예비역에게도 지급된다. 이를 위해 421억 원이 편성됐다. 스킨, 로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위생용품 지원비도 월 7880원에서 1만1550원으로 오른다.

자격증 시험 준비나 인터넷 강의에 사용하는 병사 자기계발비(연 10만 원) 지급 대상은 8만 명에서 23만5000명으로 확대된다. 또 병사들이 민간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병사 군단체보험’을 만들어 정부가 보험료의 80%를 지원할 예정이다. 병사들은 매달 1000원대의 보험료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 구직수당-인턴 연계

청년들의 구직, 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는 데 3조9000억 원이 투입된다. ‘중위소득 120% 이하’(1인 가구 기준 올해 210만9000원)인 청년 10만 명에게 6개월 동안 매달 50만 원을 지급하는 구직수당 제도가 내년부터 인턴, 직업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한 ‘국민취업지원제도’로 운영된다. 구직수당을 받는 청년들이 지역 고용센터를 통해 기업 인턴을 하거나 직업 체험의 기회를 갖게 된다.

중위소득이 120%를 넘어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취업성공패키지’에 지원할 수 있다. 단계별로 맞춤형 직업 상담, 훈련, 알선을 해주고 최대 60만 원의 참여수당과 300만 원의 직업훈련비도 지급한다. 이 밖에 청년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은 1인당 연 900만 원을 지원받는다.

○ 신분증 깜빡해도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가 도입되면 주민등록증 분실과 재발급으로 인한 비용이 연간 100억 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또 스마트폰으로 신고자의 현재 위치와 현장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송돼 경찰이 출동하는 ‘보이는 112’ 시스템이 도입된다. 경찰이 문자로 보낸 인터넷주소(URL)를 신고자가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세계적 열풍인 K팝 확산을 위해 ‘온라인 K팝 공연장’도 들어선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공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획사를 위해 온라인 중계를 할 수 있는 공연장을 만들어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양떼목장 음란물’ 논란 관련 심경 토로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음란물을 게시해 논란이 된 유명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직후 위중한 상태로 발견됐다.

조 대표는 1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정말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유 없이 고통받고 욕먹는 크루들, 친구들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고 한다. 끝까지 이기적이니 차라리 미워하고 원망해주길”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사건은 사건 그 자체만으로의 과실을 따져주길”이라며 “불필요한 인과들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크루들이 새로이 시작해 나갈 때, 부디 많은 도움과 응원도 부탁드린다”며 “잘못은 내가 혼자 한 건데, 나머지 19명까지 같이 싸잡아 욕할 필요 없잖나? 얼마나 능력 있고, 성실하며 나보단 그 얼마나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괜히 나 때문에 이들 또한 피해 본 사람들인 걸”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 글의 댓글을 달아 “모든 비난은 제가 받을 테니 다른 사람한테는 피해 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지인들은 “전화 받아라”라며 다급히 연락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호흡과 맥박은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유명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 인스타그램
사진=유명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 인스타그램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여행에 미치다’ 인스타그램에 ‘양떼 목장’ 관련 콘텐츠에 성관계 동영상이 포함돼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었다.파워볼엔트리

누리꾼들은 “불법 촬영물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항의했고, 영상은 삭제됐다.

이후 조 대표는 자신이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라며 대표직을 내려놓겠단 입장을 내놨다. 또 2차 사과문을 통해 문제의 영상은 웹서핑을 통해 내려받은 것이라면서, 사법기관에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는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문제의 음란물이 불법 촬영물인지 집중적으로 살피겠다며, 이른 시일 안에 관련자들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125만 명의 팔로워을 보유했던 ‘여행의 미치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이번 논란으로 이틀 만에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잃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현대차 1차 부품사인 지코가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내연기관 부품사들 몰락의 서막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에 워터펌프(엔진 냉각수 순환장치)와 실린더 헤드(엔진 기통 덮개) 등을 공급하던 지코는 지난 7월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으며, 지난달 24일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이 회사는 한때(2011년) 매출 954억원, 종업원 244명이었으나 지난해 매출 798억원, 종업원 12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2015년과 2018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영업적자를 내 부실이 누적돼 왔고,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이번에 회생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사는 60년 역사를 가진 데다 부품사 협의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의 신달석 이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여서, 부품업계에선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100대 자동차 부품사 중 55개가 적자

이 회사는 지난해 현대차의 신차 생산에 맞춰 140억원의 설비 투자를 단행했지만, 올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상반기 매출은 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400억원에서 10% 가까이 줄었고, 영업적자는 37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 적자에서 9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68%였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382%까지 급증했고, 올 상반기엔 외부 감사인이 의견거절을 표명하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

업계에선 지코의 법정관리행이 경영권 갈등 등 내부 원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지만, 결국 내연기관 부품사들 몰락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 흐름에 현대차 역시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차 부품 산업으로 전환하지 못한 부품사들은 결국 구조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약 3만개)의 절반 정도로 만들 수 있어, 내연기관 부품사들의 설 자리는 더더욱 좁아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수출이 급감하면서, 이 같은 지각변동은 가속화하고 있다.

영세한 2~3차 부품사뿐 아니라 중견기업들이 많은 1차 부품사들도 현재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 상반기 국내 자동차 부품사 상위 100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55사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00사 중 83사는 매출이 감소했고, 매출이 증가한 곳은 17사에 불과했다.

100개사 매출 중 대기업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해 쏠림 현상이 심했다. 또 100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1%대로 떨어졌다. 상반기 기준 2018년 3.03%에서 2019년 3.74%를 기록했으나 2020년 1.46%로 급락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2%도 안 되는 회사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 기업’으로 인식된다.

감소하는 자동차 부품업 고용 인원
감소하는 자동차 부품업 고용 인원

◇수출 위기에 내수까지 부진

수천개 부품사들의 경영 위기는 외부에 잘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영세 2~3차 부품사들은 이미 많이 정리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 직접 고용된 인원(고용보험 가입자 수)은 최근 계속 줄고 있다. 2016~2017년 40만명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말엔 38만1000명까지 줄었고, 지난 7월엔 37만3000명으로, 올 들어서만 8000명이 더 줄었다. 이 중 대부분이 영세 부품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사의 생산량은 162만76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2만8332대보다 19.8%가량 줄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실적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1일 발표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완성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29억달러, 자동차 부품 수출은 27% 감소한 17억달러로 수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증가세였던 내수 판매마저 지난달엔 개소세 인하 폭이 줄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1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발표한 8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가 3.2% 증가하는 데 그쳤고, 기아차 내수 판매는 11.3% 감소했다. 한국GM도 내수 판매가 8%, 르노삼성은 21.5%, 쌍용차는 15.5% 감소했다.

이항구 자동차부품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18년 현대차 1차 부품사인 중견기업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내연기관 부품사들의 몰락 조짐이 보였는데, 올해 코로나 사태로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전후방 산업 효과가 막대한 자동차 산업 위기로 실물 경기 침체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제재로 기술 자립 어려워진 중국
채용 사이트에 노골적 모집 공고 올려

노골적인 중국 반도체 인력 유출. /조선일보
노골적인 중국 반도체 인력 유출. /조선일보

‘해외 근무 가능한 D램 설계자 모집 △담당 업무: 10나노 DDR4 설계 △경력: S, H 반도체 관련 부서 근무자 우대 △연봉은 최고 조건 대우 가능, 주택은 제공 가능, 자녀 국제 학교까지 보장 가능’파워볼사이트

최근 국내 한 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구인 공고다. 중국에서 근무할 D램 반도체 기술자를 스카우트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S)와 SK하이닉스(H) 근무자를 우대한다고 했다. 30나노 이하급 D램 설계 기술은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다.

지난 8월 초에는 연구⋅개발비 100억원 이상이 투입된 최신 디스플레이 공정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팔아 넘기려던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일당 중에는 전직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연구원과 삼성디스플레이 장비 협력 업체 대표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한국의 첨단 기술과 인력을 빼가려는 중국의 시도가 점점 노골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헤드헌터 등을 통해 암암리에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대놓고 채용 사이트에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등 첨단 부품과 기술을 외부에서 공급받기 어려워진 중국이 기술 자립을 위해 한국의 기술과 인력 빼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잡코리아에 올라온 중국 근무 D램 설계자 모집 공고. /인터넷 캡처
잡코리아에 올라온 중국 근무 D램 설계자 모집 공고. /인터넷 캡처

◇연봉 3~4배, 자녀 국제 학교 보장

중국의 한국 기술 인재 빼가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1일 현재 채용 사이트에는 반도체 식각 공정 기술자 차·부장급을 뽑는 공고, 반도체 열처리(퍼니스) 공정 경력자 모집 공고, OLED 중간체 연구개발 임원급 모집 공고, 자동차 파워 배터리 시스템 개발 부장급 모집 공고 등이 올라와 있다. 근무지는 모두 중국이다.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은 작년 7월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며 한국 인재들을 대상으로 기존 연봉의 3~4배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부장급 이상 직원에게는 세후 3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국제 학교 입학, 칭화대 등 명문대 입학을 보장해준다며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한직으로 밀려난 임원이나 퇴직 기술자들은 중국의 주요 영입 대상이다. 삼성전자에서 D램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며 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던 A씨는 삼성SDI로 발령이 나자, 2018년 중국 반도체 업체로 이직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전직 금지를 당했다.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 6월 중국 시스템 반도체 설계 생산 업체 에스윈에 부회장으로 가려다가 논란이 일자 포기했다.

중국은 기술 인력뿐만 아니라 중국 내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최대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국의 첨단 기술 기업 육성과 함께 한국 등 외국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 대놓고 빼가기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두뇌 유출 지수는 4.81로 세계 30위다. 미국(6.86), 독일(6.06), 이스라엘(6.22) 보다 낮다. 지수가 낮다는 건 그만큼 인재 유출이 심하다는 뜻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2018년 해외로 유출된 산업 기술과 영업 비밀 71건 중 중국으로 흘러간 것이 48건(전체의 68%)이었다.

중국은 여러 편법을 사용해 인력 유출 사실을 감춘다. 한 디스플레이 대기업 직원은 “퇴직한 임원이 업종이 다른 중국 회사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소속은 유령 회사고 실제 일하는 곳은 디스플레이 업체였다”고 했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과 교수는 “중국은 기술 내재화에 성공하기 위해 외부 인재 영입이 필수적”이라며 “대만의 TSMC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등 대만과 미국이 가까워지면서 중국 입장으로서는 한국 인재 영입이 유일한 방법이 됐다”고 했다.

◇“핵심 기술 인력 국가가 보호해야”

노골적인 기술 인력 빼가기에 대해 업계에서는 그만큼 중국이 초조하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테크 기업 수십곳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미국 기업과 거래를 금지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달성하는 ‘반도체 굴기’를 꿈꾸고 있지만, 미국 등의 견제로 현재 자급률은 15.7%에 그치고 있다.

외부에서 핵심 부품 등을 공급받기 어려워지자 중국 업체들은 ‘기술 자립‘을 시도 중이다. 화웨이는 부품 자립화를 위한 ‘난니완’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양쯔메모리(YMTC)는 올해 말에 12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올해 작년 매출의 2배인 67억달러(약 8조원)의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 첨단 기술 인력의 중국 유출을 막을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어 기술 인력의 이직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면서 “핵심 기술 보유자를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서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가 안보 기술 기준을 더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 첨단 기술과 인력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 사진=이지혜 디자이너


국민권익위원회의가 국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참여자의 과반수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임의·전공의·의대생들은 단일화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가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원점에서 논의할 것을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국민 56.5%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찬성”

전공의들의 무기한 집단휴진 12일째인 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입구 유리문에 '의료진에게는 응원이 환자들에게는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라는 홍보물이 붙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공의 고발에 반발해 오는 7일 무기한 3차 파업을 예고했다./사진=뉴스1
전공의들의 무기한 집단휴진 12일째인 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입구 유리문에 ‘의료진에게는 응원이 환자들에게는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라는 홍보물이 붙어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공의 고발에 반발해 오는 7일 무기한 3차 파업을 예고했다./사진=뉴스1

권익위는 지난달 11일부터 27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국민생각함’에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설립’과 ‘보건의료체계 개선’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설문에 참여한 6만9000여명 중 56.5%가 찬성했다고 1일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등 5개 대도시 지역'(서울·대전·대구·광주·부산)의 54.8%, ‘그 이외 지역’의 58.6%가 의대정원확대를 찬성한다고 응답해 지역 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보건의료체계 개선에 관한 조사에서는 참여자 7만2375명 중 44.1%(복수응답 포함)가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꼽았다. 다음으로 ‘특정 분야 의사부족'(39.9%)이 많았고 ‘건강보험 수가체계'(36.2%), ‘대형병원 집중 등 의료전달체계 왜곡'(17.3%), ‘간호 인력의 열악한 처우'(9.1%)가 뒤를 이었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방안으로는 46.4%가 ‘중앙·지방정부가 중심이 된 지역 공공의료기관’을 설립·강화하자고 응답했다. 이어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설립'(37.8%), ‘지역가산 수가 도입 등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20.0%) 순으로 나타났다.━“전체 의사 수는 충분해”…의료계 반대하는 이유

서울대병원 소속 전공의 및 전임의들이 1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 후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대병원 소속 전공의 및 전임의들이 1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 후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의사 직종(개원의, 전공의, 의대생) 응답자의 답변은 전혀 달랐다. 이들은 8.5%만이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의대정원 확대 불필요 이유’에 대한 의사 직종 응답자의 41.5%는 “현재의 문제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과 ‘특정 분야 의사 부족’일 뿐 우리나라 전체 의사 수는 충분하다”라는 의견이었다.

현재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추진 4개 정책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반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3일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증원해 총 4000명 증원하고,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 폐교된 전북 남원의 서남대 의대(정원 49명) 활용 방안을 밝히고 오는 2024년 3월 개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의료진들은 진료과와 지역에 따른 불균형한 배치가 진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의사 수만 늘린다고 해서 당장 공공의료와 지역간 의료 혜택 불균형 등이 해소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증원이 정말 필요하다면, 합리적인 추계를 통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승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회장은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증원 자체를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합리적인 추계를 통해서 그 증원을 한다고 하면 그에 대해서 납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는 “직업 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대해 위헌의 소지가 조금 다분하다”며 “(졸업 후 의료취약지 의무 근무 기간인) 10년에서 전공의 기간인 5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5년 동안 정말 원하는 바를 만들 수 있는가,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의사들이 의무 복무 기간을 채운 이후, 계속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1일 전공의와 전임의, 의대생들은 단일화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대정부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선배, 후배 의사가 하나 돼 잘못된 정책에 저항해 끝까지 맞서고 단일 협의체를 구성해 서면 합의문 작성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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