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범행 수법 매우 잔혹, 피해자 가족 엄벌 탄원”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에서 집 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50대 여성의 항소가 기각됐다.파워볼실시간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왕정옥 부장판사)는 22일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임모(50·여)씨의 항소를 기각, 원심을 유지했다.

임씨는 지난해 12월16일 제주시 월평동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김모(58)씨를 흉기로 여러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는 숨진 김씨 어머니의 배려로 바깥채에 거주해왔다. 임씨는 사건 당일 김씨가 자신을 괴롭혔다며 흉기를 들었고, 김씨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범행 후 달아난 임씨는 제주시내 도로를 달리던 버스 안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임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횡설수설하며 정신이상 증상을 보여 혼란을 주기도 했다. 재판 내내 “나는 아무런 죄도 없다. 그 사람이 나를 괴롭혔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임씨는 1심 선고 공판에서 태도를 바꿔 재판부에 “판사님,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해 그동안의 주장을 무색케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했다. 피해자가 서서 죽어가며 느꼈을 공포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것이었다”며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원심을 유지한다”고 판결했다.

선고가 내려지자 임씨는 다시 흥분해 큰 소리로 “하느님에게 판사를 죽이게 하겠다”고 외쳤지만, 법정 경위의 제지로 소동이 끝났다.

[the300]

故(고) 최숙현 선수가 직접 쓴 다이어리(일기장)가 처음 공개됐다. 내용엔 최 선수가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며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등을 실명으로 적은 메모가 나왔다.

이날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 이용 미래통합당의원은 손바닥 사이즈의 갈색 수첩을 손에 들어 보이며 “이건 고 최숙현 선수가 2019년 사용하던 다이어리다.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일기장에는 ‘나의원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최 선수가 자필로 “원수는 두명 이상인데, 장윤정 김규봉 이광훈 김정기 김주석 이광훈..”이라고 이름을 빼곡하게 적었다.

이 의원이 보여준 또 일기장의 또 다른 페이지에는 ‘내가 아는 가장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최 선수는 “백번 물어도 똑같다. 장윤정, 김규봉 감독, 김정기 선수, 김주석 선수지. 이광훈 선수는 좀 바뀐거 같기두.”라고 자필로 적었다.

장윤정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가해자로 지목된 후 폭행·폭언을 한 혐의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규봉은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 김정기는 폭행을 목격했다고 뒤늦게 자백한 김도환 선수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 의원은 이중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환 씨에게 “다이어리에 언급 된 김정기가 본인의 개명 전 이름이 맞냐”고 묻자 그는 “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다이어리로)오늘 추가 공개된 김주석 이광훈의 이름이 나왔다. 이들의 폭행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 있느냐”고 추가질의하자 김 씨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끝을 흐렸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질의를 하고 있다. 2020.07.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참석해 질의를 하고 있다. 2020.07.06. mangusta@newsis.com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 4월 보선이 열리는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정리했다. 이 지사는 자신이 “무공천을 주장한 적이 없다”며 당규를 따라야 한다는 원론적 주장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 지사의 무공천 주장에 대해 이해찬 대표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 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자신이 무공천 주장을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FX시티

이 지사는 “많은 논란과 제 입장에 대한 오보들이 있다”며 글을 올린 배경을 밝혔다. 이 지사는 “서울시장 유고를 계기로 ‘중대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당규를 이유로 국민과 언론의 공천에 관심과 논의가 컸다. 저 역시 이에 대한 의견이 없을 수가 없다”면서도 “한편으로 정치는 생물이고 현실”이라며 공천을 전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님 말씀도 그런 의미일 것”이라며 “저 역시 대의와 명분을 중시하지만 현실속 정치인이다. 철저한 실용주의자이고 정치는 그래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

이 지사는 “당규를 통한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약속파기가 불가피하다면 형식적 원칙에 매달려서도 안된다”며 “무공천을 어기는 것이 불가피하다면 어겨야 한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석고대죄 수준의 대국민 사과와 당규개정(당원의견수렴)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저는 서울 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는 것과 이를 관철하기 위한 주장은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저의 이상과 현실에 대한 전체 답변중 이상에 대한 발언만 떼어 제 실제 의사와 다르게 보도되고 있는 점은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규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이 지사가 서울, 부산시장 선거 무공천 의견을 가진 것으로 대거 보도됐고, 이후 이에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의 의견이 쏟아지면서 공천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부각됐다.

이 지사가 이날 일부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 글을 올린 것은 이같은 혼란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공천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겨레21]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 20대 장녀들의 K-장녀 선언

이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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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 옆방은 K-장녀 방이다.”

한 누리꾼의 트위트에 수많은 K-장녀가 공감했다. “모든 현관문 옆방에 K-장녀가 사는 건 아니지만 나는 현관문 옆방에 산다”라는 리트위트와 함께. 집 안에 사람이 오가는 소리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들리는 현관문 옆방은 가족의 중재자이자 가족 대소사에 과도한 책임을 느끼는 K-장녀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동행복권파워볼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K-장녀’라는 신조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Korea’(한국)의 앞글자 ‘K’와 ‘장녀’의 합성어인 K-장녀는 “동생 밥 챙겨줘라” “엄마 아빠가 없을 땐 네가 엄마 아빠다”라는 말을 듣고 자란 20, 30대 여성들이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지칭할 때 쓰인다. 개별적 위치가 ‘K-장녀’로 통칭되면서 연대 의미로 확장해가고 있다. 여동생이 있는 정제영(25)씨는 “K-장녀라고 이름을 붙이면서 가족관계에서 내 존재를 되돌아보고, 가족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남녀 구분 없이 고등교육을 받으며 “맏딸은 살림 밑천”이란 말이 사라진, 거기다 혼자이거나 동생이 한 명 정도인 2020년에 ‘장녀’라는 정체성은 왜, 어떻게 움트는 것일까. 1990년 이후에 태어난 20대 장녀 10명을 만나 물었다.

K-장녀는 누구인가

K-장녀는 부모에게서 여러 역할을 부여받는다. 첫째가 ‘정서적 공감자’다. “가족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나 가족 간 갈등 등 ‘어른의 사정’ 같은 이야기를 동생보다 일찍 듣거나 저만 듣는 일이 있었어요. 그런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스스로 많이 받아요. 실제 개입해서 상황을 부드럽게 하려는 편이고요.”(하나림씨·28) 그래서 ‘가족의 중재자’로 자신을 자리매김한다. “대학 진학 뒤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는데, 부모님이 어떤 일로 감정이 상하면 나한테 전화해요. 엄마 아빠 상황에 맞게 응대하고 나서는 다시 두 분에게 전화해서 대변인 노릇을 해야 하죠. 왜 나에게만 이런 역할을 부여하냐고 물으니, 두 살 어린 남동생은 어리바리해서 똑똑한 딸한테 하는 거래요. 동생에게 말하라고도 못하겠더라고요.”(박규림씨·29)

남동생이 있는 경우 ‘남녀차별’을 일상에서 경험한다. 장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장녀일기>를 쓴 김시오(24) 작가는 “이젠 사회에서 대놓고 ‘장녀’이기를 강요하는 건 줄었다고 할지라도 성차별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만약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저는 상주를 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을 때 충격받았죠. 나 몰래 부모님이 남동생에게 용돈, 학비 등 지원을 더 많이 해줬다는 것도 알았어요. 통금 시간을 정해놓거나 집안일을 하는 것도 남동생에겐 적용되지 않았죠. 장녀로서 부모나 동생을 위하기를 은근히 강요당할 때 K-장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동생만 있는 경우, 다른 식의 부담이 K-장녀 어깨에 실린다. 장남을 대신하라는. “남자형제가 없기 때문에 ‘장남’ 역할과 딸 역할을 동시에 해왔어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입신양명’하는 동시에, 예쁘고 날씬하고 피부가 매끈할 것을 요구받았어요. 또 여덟 살 터울의 동생을 아침마다 학교 가는 길에 유치원에 등교시켰고, 엄마가 바쁠 땐 하교도 시켰어요.”(이보리씨·29) “친가·외가를 통틀어 딸만 둘이 있는 집안이 우리 가족뿐이었기 때문에 ‘그 집은 아들이 없네, 첫째가 잘해야겠네, 네가 아들 몫까지 다 해야겠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아들이 없어서 뭔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친척 모임이 있을 때 반드시 따라가서 집안일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하나림씨)

6월18일 개봉한 영화 <야구소녀>에도 K-장녀 서사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천재 야구소녀’지만 어려운 집안의 장녀라는 현실에 부딪혀 야구를 포기해야 할 위기에 놓인다. 싸이더스 제공
6월18일 개봉한 영화 <야구소녀>에도 K-장녀 서사가 등장한다. 주인공은 ‘천재 야구소녀’지만 어려운 집안의 장녀라는 현실에 부딪혀 야구를 포기해야 할 위기에 놓인다. 싸이더스 제공

맏이의 본능과 여성의 특성 결합

K-장녀와 엄마의 관계는 특별하다. 애증이 쌓이지만 한편으론 엄마의 감정에 지나치게 이입한다. “장녀들은 때로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자처해요. 아들에 비해 엄마를 동정하면서도 놓지 못한다는 건 큰 특성이죠. 엄마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장녀에게 깊게 박인 것 같아요.”(김시오 작가)

부모를 돌봐야 하는 의무도 자연스럽게 K-장녀에게 떠넘겨진다. 돌봄을 애초에 여성의 노동으로 규정하기에 장남과도 다른 직접적, 포괄적 역할이 부여된다. “동생이랑 겨우 두 살 차이 나는데도, 동생 대학 입시 시험장에 따라다니고 기숙사 신청도 대신 해줬어요.”(박규림씨) “어릴 때 부모님 두 분만 외출하면 항상 ‘집에 엄마 아빠가 없으면 네가 엄마 아빠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가스를 끄는 일은 나에게만 시켰어요. 스스로도 내가 동생을 돌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정제영씨) “한부모 가정이라 더욱 K-장녀로 자란 듯해요.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우리 집엔 엄마가 없으니까 이런 건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동생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면서 ‘어른 여성’의 모습을 요구받았어요.”(한진서씨·25·가명)

이런 K-장녀의 부담감은 10대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6월19일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에 출연한 10살 장녀 서빈이는 부모와 함께 세 명의 동생을 챙긴다. 서빈이는 동생들이 먹는 걸 꼼꼼하게 살펴보고 나서야 뒤늦게 밥을 먹는다. “부모님에게 칭찬받는 게 좋아서 심부름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서빈이. 장녀인 장경미(37·가명)씨도 12살 조카의 눈물을 보며 놀랐다. “여동생에게 아이가 세 명이 있는데, 최근 아이가 더 생겼어요. 동생이 한 명 더 태어난다고 하자 장녀인 조카가 ‘또 동생이야?’라고 하며 울더라고요. 그러고 며칠 후엔 ‘엄마, 동생 태어나면 학교 갔다와서 애 봐줄 테니까 엄마는 좀 쉬어’라고 말하더래요. 12살짜리에게도 장녀로서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청소년 심리상담을 해온 김지희 정신건강임상심리사는 “맏이는 가족에게 첫아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를 받다가 동생이 태어나면 관심과 사랑이 빼앗기는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점차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부모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유지하기 위해 동생을 돌보는 데 협력적인 자세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아동발달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양육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남아보다 여아가 발달된 경우가 많아, 정서적 유대가 더욱 깊게 형성되면서 장녀라는 역할에 몰두하게 된다”고 했다. 이때 부모 교육이 중요하다. 김 임상심리사는 “부모는 첫째도 어리고 성숙하지 못한 자녀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아이가 칭찬받기 위해 장녀 역할을 하려고 하면, ‘너도 동생과 똑같은 어린아이’라고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장녀 콤플렉스’를 품고 자라나면 정서 발달에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윤하영(24)씨는 “공부든 뭐든 내가 잘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고 칭찬받지 못하다보니, 가족이 아닌 다른 인간관계에서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게 됐다”고 했다. 김나은(28·가명)씨는 “장녀로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른 나이에 결혼을 도피처로 선택했는데,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희 임상심리사는 “상담하다보면 장녀 역할에 몰두해 자기 삶을 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기대대로 행동하고 자랐다가 어느 정도 이루고 나니 공허감이 밀려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몰라 우울해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때는 “누군가의 기대나 요구가 아닌,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 초 개봉한 영화 <이장>은 가족 내 딸들의 굴곡진 삶을 그린다. 인디스토리 제공
올 초 개봉한 영화 <이장>은 가족 내 딸들의 굴곡진 삶을 그린다. 인디스토리 제공

더 이상 가정에 돌봄을 맡기지 말라

최근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젊은 여성이 스스로를 ‘K-장녀’로 부르며 장녀로서 떠안은 역할 부담을 직시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장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녀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는 K-장녀라는 명칭을 스스로 부르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죠. 이런 비판적 인식이 발판이 돼 상황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예요.”(하나림씨) K-장녀는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성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을 계기로 여성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생겨났어요. 그중 하나가 전통적 가족관에 대한 비판과 재해석이고, K-장녀도 그렇죠.”(한진서씨)

변화의 꿈틀거림에는 우선 거리 두기가 있다. “20대 중반 이후 엄마에게 ‘정서적으로 친구가 되기를 더 이상 요구하지 말라’고 말했어요.”(이보리씨) 돌봄 노동에 대한 생각도 넓어졌다. “노인 부양 책임을 사회가 부담하지 않고 가족의 역할로 남겨뒀기 때문에 장녀, 특히 비혼 장녀에게 부담이 가는 거죠. 이제 사회의 돌봄 정책이 바뀔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맡는 기능이 너무 많아요.”(차유주씨·24)

엄마를 간병하는 짐을 홀로 떠안은 장녀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일본 소설 <장녀들>에 동감해 번역에 나선 안지나 숙명여대 교수(인문학)는 시대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그는 “K-장녀라는 단어가 공감받을 수 있는 것은 가정의 일은 가정에서 해결하고 밖에서 말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1인 가구나 비혼 여성이 늘어난 것을 한 원인으로 꼽았다. “과거에는 가정 내에서, 특히 장녀들이 부모 돌봄을 맡아왔지만, K-장녀(의 선언)는 그 통념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는 전근대적인 ‘가족’ 개념이 통용될 수 없다는 뜻이다. 새로운 장녀들이 오고 있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전 비서 A 씨 측이 두 번째 2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고미경 /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행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사회를 맡은 저는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고미경입니다.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피해를 고소했던 피해자에게는 2주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고소했고 어떤 문제를 바랐는지 또 유례없이 펼쳐진 시간들 사이에서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지 1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독했습니다.

그 목소리가 많은 분들께 가 닿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변호사는 지난 월요일, 7월 13일 1차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피해자에게 연대해야 하며 고위공직자 성폭력 문제 해결 역량을 모두 끌어모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었습니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경과를 간단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13일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기자회견.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를 개최했습니다.

7월 14일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1차 조사가 있었습니다.

7월 16일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2차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7월 16일은 저희가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7월 20일 제3자 고발에 의한 강제 추행 방조에 대한 피해자 조사가 있었습니다.

7월 21일에는 2차 가해에 대한 피해자 3차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2차 기자회견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1~2주 사이 우리 사회는 무겁고도 중요한 문제들을 직면했고 변화들도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겪은 사건이 일상화된 성차별 구조 속에 일어난 문제임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시는 진상조사단 운영을 발표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수사를 이어가거나 새로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피해 호소인이라는 명명이 있었고 이에 대한 비판과 논쟁이 일어나 다시 피해자 명칭이 돌아왔습니다.

정부 등에서 피해자를 공식 호칭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명칭은 피해자의 법제도상 절차적 권리와도 같습니다.

정당 등은 사과를 발표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다는 비판,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많이 생겼습니다.

언론 중 사실과 다른 보도에 대해 모니터링하여 정정을 요청했고 정정보도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자에게 연대하기를 시작했습니다. 피해자의 입장, 피해자의 곁에 서는 것은 명확해 보이지만 매우 어렵고 어려워 보이지만 또 분명히 할 수 있는 실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위치에 서서 현재 상황을 읽고 앞으로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많은 분들의 행동에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쟁점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서울시 진상규명 합동조사단 조사위원 추천 요청에 대해서 공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향후 방향에 대한 피해자 지원단체와 변호인의 입장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수사 등 법적 진행상황과 그 의미 등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2차 피해의 실상과 우리의 요구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이 시간 같이 저희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계실 피해자 분의 글을 대독하고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순서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장소 사정이 있어 11시 45분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배경과 경과 보고 마지막으로 피해자에게 도착한 어느 여성 시민의 연대의 메시지를 대독하여 경과보고를 마치고 다음 순서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용기를 내주신 당신을 흔드는 수많은 시도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범죄 피해에서 용기를 내면 어떻게 되는지, 어떤 시선과 공격을 견뎌야 하는지 보여주면서 살아남은 다른 여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당신과 끝없이 연대하고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보고 마음으로 함께할 것입니다.

나중에 울 모든 여자들이 당신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요.

눈 감고 싶은 순간을 견디고 용기를 택한 당신 덕분에 세상이 바뀌는 중입니다.

당신을 둘러싼 악의적 여론을 통해 피해자를 포함한 세상의 절반을 길들이려는 시도, 그걸 눈 감지 않는 것은 이게 우리 모두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 속에서 미래를 만들 수 있게 함께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가장, 당신 자신을 가장 많이 아끼고 무엇보다 후회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함께 견뎌요.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법적 진행상황과 그 의미에 대해서 피해자를 대리하고 계시는 김재련 변호사님께서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김재련 / 피해자 변호인]

김재련입니다.

법적 진행상황과 그 의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피해자는 7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 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안전한 법정에서 그분을 향해 이러지 말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7월 8일 최초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대리인은 1차 기자회견, 2차 보도 자료를 통해 경찰이 실체적 진실을 위해 수사를 더 지속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는 현재 2차 피해 관련 사항을 추가 고소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방조 등의 고발 건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혔습니다.

또한 고소 사실이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경위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상황, 의미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은 총 4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저희가 7월 8일자로 고소한 강제추행,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통신매체이용 음란 행위입니다. 현재 수사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강제추행 방조에 대해서 제3자가 고발한 사건이고 이 사건 또한 수사 중에 있습니다.

세 번째 사건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에 대해서 피해자가 7월 13일 자로 추가 고소한 사건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네 번째 사건은 피해자가 고소한 사실이 모종의 경로를 통해서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부분 관련한 공무상 비밀누설 등에 대해서 제3자가 고발한 사건 역시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저희가 7월 8일 자 고소한 성추행 등 최초 고소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증거 조사 단계이나, 피고소인의 사망으로 인해서 절차적인 부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 있어서의 쟁점은 강제추행으로 판단할 수 있느냐 문제입니다.

우리 판례는 이미 2002년부터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추행은 강제추행으로 처벌을 해 오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14일 우리 대법원에서는 유의미한 취지로 1, 2심 무죄 나온 사건에 대해서 유죄 취지로 파기한 사건이 있습니다.

그 사건의 사실관계는 중소기업 과장이 신입사원에게 평소 컴퓨터로 음란물 보여주고 성적 농담을 하고 볼이 발그레하고 부끄한 게 이 화장이 마음에 든다라고 하거나 피해자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비비는 등 추행을 하고 피해자가 거부감을 표시했음에도 달라지지 않아 피해자가 사직한 사안이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1심과 2심은 위계 질서가 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추행에 대해서 무죄 판결을 했으나 우리 대법원에서는 올해 5월 14일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를 침해한 추행에 맞다라고 하면서 피고인의 계속적 성희롱적 언동을 평소 수치스럽게 생각해 오던 피해자에 대해서 피고인이 그 의사에 반하는 추행행위를 한 것은 20대 중반 미혼여성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짐해할 뿐 아니라 일반인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 행위라 평가할 만하다. 나아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 행위의 형태나 당시 경위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업무 고용이나 그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신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라며 유죄 취지로 파기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이 판례를 한번 적용해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피고소인의 신체적인 접촉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언어적, 성적 괴롭힘이 지속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인사이동 시기마다 부서 이동을 요청했습니다.

상사, 인사담당자에게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이런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우리 대법원의 최근 판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해당 이 사건은 업무상 위력 추행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볼 것입니다.

강제추행 방조 고발 사건 관련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발인 조사, 관련인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피해자도 진술 조사를 했습니다.

우리 법에서 방조라고 하는 것은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말합니다.

방조는 유형적, 물리적 방조뿐만 아니라 정범에게 범행 결의를 강화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 행위까지도 이에 해당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쟁점은 이 추행 방조에 있어서 관련자들이 피해자에 대한 추행의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용이하게 했는지를 봐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가 성 고충을 인사담당자에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직장 동료에게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 문자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속옷 사진도 보여주면서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담당자들은 피해자에게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하도록 해 줄 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예뻐서 그랬겠지. 인사이동과 관련해서는 시장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라”, 이게 결국 피해자에게 돌아온 대답들이었습니다.

성 고충, 인사 고충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전보 조치를 취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성적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시장에게 인사이동 관련 직접 허락을 받으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가 계속 근무하도록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계속적으로 추행의 피해에 노출되도록 한 점 등이 인정된다면 추행 방조 혐의 또한 인정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2차 피해 관련 추가 고소 사건. 가장 먼저 나온 것이 피해자를 색출하겠다라고 하면서 참교육 운운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고소인이 작성한 1차 진술서 유출 경위,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증거를 더 공개할 계획이 있는가. 증거를 공개해야 피해자가 덜 공격받을 수 있다 등의 일부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습니다.

추가로 확보되는 자료가 있을 경우 그 역시 수사기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가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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