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된 지 7시간 만에 죽은 채 발견된 가운데 박 시장 시신이 발견되기 전부터 가짜뉴스, 일명 지라시가 삽시간에 퍼지는 일이 벌어졌다. 도를 넘은 지라시로 인해 수색에 차질을 빚기까지 했다.파워볼실시간

특히 경찰이 수색 상황을 생방송으로 알리고 있는 와중에도 ‘정부가 박 시장 발견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인터넷상에 돌아다녔다. 전문가들은 표현의 자유를 넘은 이런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경찰 수색 실시간 브리핑 중에도 … “정부가 숨기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오전 0시쯤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날 오후 5시17분쯤 딸이 실종 신고를 한 지 7시간 만이다.파워볼

경찰은 전날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인 성북구 성북동 길상사 주변과 와룡공원 일대를 1차로 집중적으로 수색한 후 와룡공원 및 인근 전역에 병력 773명을 투입하는 등 전방위적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 7시간이 지나서야 박 시장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박 시장 시신이 발견되기 전부터 이미 SNS·메신저 등 인터넷상에서는 박 시장 시신이 발견돼 장례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등 사실 확인 안 된 가짜뉴스가 난무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이 지라시가 난무하자 해당 사실은 거짓이라며 실시간 브리핑 등 해명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특정 지역에서 박 시장 시신이 발견됐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계속 퍼지며 수색에 혼선을 줬다.당시 경찰 관계자는 “이야기하지도 않은 내용이 가짜뉴스로 퍼지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제작·유포하는 것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가짜뉴스는 엄연한 ‘명예훼손’ …전문가 “처벌법 마련해야”

이렇게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지라시를 배포할 경우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파워사다리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메신저 등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돌아다니는 일명 ‘펌글’을 아무 생각 없이 유포한 순간 유포자가 되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며 “이런 행위가 처벌받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분별하게 인터넷상에 퍼지는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행위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서 하루빨리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해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무분별하게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정보를 퍼트리는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이 필요하다”며 “세월호 때처럼 고의로 유언비어를 만들고 확대·재생산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로서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계선을 잡는 게 어려울 수 있겠지만 국회에서 처벌 규정을 하루빨리 명확하게 제정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호정·장혜영 겨냥 “시비 따질 때, 슬퍼할 때 있어”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공개 (서울=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2020.7.10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kmpooh@yna.co.kr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공개 (서울=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고인의 영정이 놓여 있다. 2020.7.10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은 11일 정의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나오는 데 대해 “정의당은 왜 조문을 정쟁화하나”라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박 시장 조문은 자유”라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박 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전직 서울시청 직원에 대한 연대를 표하고 2차 가해를 우려하며 조문 거부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 심상정 대표는 빈소 조문 후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은 피해자”라고 언급했고, 장혜영 의원도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며 서울특별시장(葬)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 전 의원은 “시비를 따질 때가 있고, 측은지심으로 슬퍼할 때가 있는 법”이라며 “뭐 그리 급한가”라고 지적했다.

“업무 본질과 상관없는 불편한 유니폼을 언제까지 참고 입어야 하나 했는데, 드디어 한국에도 이런 항공사가 나와 반갑네요.”

한국 여성 승무원 유니폼의 전형으로 여겨진 몸에 꽉 끼는 치마 정장과 블라우스를 타파하고 성 중립적인 유니폼을 채택한 국적 항공사가 승무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오는 8월 첫 운항 예정인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항공 이야기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하는 에어로케이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과 남성 승무원의 유니폼 디자인을 동일하게 만들었다. 여성 승무원을 떠올리면 쉽게 연상되는 H라인 치마가 아닌 여유 있는 바지 정장을 공식 유니폼으로 채택했고, 구두 대신 운동화를 착용하게끔 했다. 셔츠와 재킷 대신 면 소재의 라운드 티셔츠도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객실 승무원 외에도 운항 승무원(조종사)과 정비사 등이 입는 유니폼에도 남녀 간 디자인 차이를 최소화했다. 에어로케이항공 측은 “승무원들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데 치마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객실 승무원의 경우 비상 탈출과 기내 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 통기성이 좋은 바지와 인체공학적인 운동화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승무원 사이에서는 타 항공사처럼 치마도 만들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승무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혁신적이고 편할 것 같긴 하지만 보자마자 전투복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너무 불편하지 않은 치마도 추가해 각자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번 유니폼 프로젝트를 총괄한 김상보 마케팅본부장은 “유니폼은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며 “새로운 유니폼을 통해 고착화된 승무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승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을 최우선에 두고 앞으로 실제 승무원들이 입으면서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채택한 유니폼은 시대 흐름과 달리 남녀 성차별을 고착화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2005년 유니폼을 개편하면서 치마와 함께 바지 정장을 도입했다. 하지만 바지 또한 몸에 꽉 끼는 디자인이었던 탓에 업무에 방해가 된다는 내부 의견이 빗발쳤다. 여성 승무원 복장 문제는 2018년 국정감사에도 올라 대한항공 승무원이 증언대에 서기도 했다. 당시 출석한 유은정 대한항공 승무원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유니폼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며 “유니폼이 타이트한 스타일이라 위장 질환과 소화 질환, 부인과 질환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했다.

1988년 창립 후 25년간 치마 유니폼을 고수해오던 아시아나항공은 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2013년 바지 유니폼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무 지급이 아닌 신청자들에 한해 바지 유니폼을 제공하고 있다. 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은 “바지를 신청하는 것마저 회사와 상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평가를 담당하는 사무장이 바지 입는 걸 싫어하는 경우도 많아 바지 착용이 자유롭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형 항공사에 다니는 한 4년 차 승무원은 “몇 년 전만 해도 여자 선배들이 바지 유니폼을 입으면 회사에서 별도로 경고 메일을 받기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초창기 인턴 때는 바지를 입는 것도 눈치가 보였다”며 “꽉 끼는 옷을 입고 온종일 일하다 보면 때로는 성 상품화된 이미지로 노출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많다”고 했다.

여성 승무원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용모 규정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LCC를 중심으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진에어는 2008년 설립 당시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여성 승무원의 기본 유니폼을 청바지로 정했다. 문제는 이 청바지가 몸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 청바지’였다는 점이다. 일하는 데 불편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지난해 7월 진에어는 10여년 만에 신축성 있는 청바지와 치마 유니폼을 함께 허용했다.

티웨이항공은 2018년부터 국내 항공사 중엔 처음으로 객실 승무원들의 두발 규정을 없앴다. 승무원들이 겉모습에 치중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승객 안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활동이 편리한 바지와 원피스 등 유니폼 종류를 총 6가지로 늘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제주항공 역시 2018년부터 승무원이 기내에서 안경을 착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항공사 대부분 안경 착용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으나 암묵적인 관행에 따라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를 규정상 허용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야간 비행이나 눈이 충혈된 상태에서 렌즈를 착용하고 비행하는 승무원이 의외로 많아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희정·오거돈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연루
인사·예산 독점 ‘제왕적 지위’ 공무원 충성경쟁
중앙정부·의회 견제 받지 않는무소불위의 권력
전문가 “범죄 저지르면 절대 돌아오지 못하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오거돈 전 부산시장(가운데)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연합뉴스·뉴스1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 오거돈 전 부산시장(가운데)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연합뉴스·뉴스1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사퇴했다. 피해자 부산시민,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4월 2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성 공무원 성추행 의혹에 연루돼 낙마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제명을 결정한 뒤 내놓은 입장이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선출직 공무원과 당직자에 대한 성인지 교육을 체계화하고 의무화하는 제도를 정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인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인 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뉴스1


이 대표의 대국민 사과 발표 이후 70여일 만에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의 성(性)추문이 다시 불거졌다. 2018년 3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올해 4월 오거돈 전 시장에 이어 이번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전 비서로부터 ‘지속해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됐다. 이 사건은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처리될 전망이다.

자치단체장의 대표적 성추문은 ‘미투 운동’ 촉발의 계기가 된 2018년 3월 안희정 전 지사 사건이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여비서(김지은씨)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고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최근 모친상을 당해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가 9일 오후 재수감됐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여직원 성추행 의혹에 연루돼 사퇴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성추문이 발생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각종 대책이 쏟아지곤 했다. 하지만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 시장까지 성추문에 연루돼 생을 마감하면서 ‘견제받지 않는’ 단체장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4월 27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17개 시·도의 광역단체장은 물론 시·군·구 기초단체장들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고유의 인사권에다 한 번 당선되면 4년 임기가 보장되고, 현직 프리미엄으로 재선·3선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잘만 하면 임기 12년 간 롱런할 수 있는 셈이다. 공무원들의 충성경쟁이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 바른 소리를 했다가 눈 밖에 나면 최소 4년, 길게는 12년간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한직을 전전해야 한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치단체장이 인사와 예산 등 절대적 권력을 가진 구조”라며 “중앙정부, 국회의 통제가 잘 미치지 않는 데다 한 번 선출하면 바꾸기 어렵다는 점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방의 소(小)왕국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인지 감수성도 낮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 전 지사에 이어 오 전 시장이 물러날 때도 “권력형 성범죄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자치단체마다 성희롱·성폭력 교육을 강화하고 전담기구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권력의 맨위에 있는 자치단체장은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4월 23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울먹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4월 23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울먹이고 있다. 송봉근 기자


기초자치단체장의 성추문 사례도 꽤 있다. 안평호 전 전남 함평군수는 2018년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3선 도전을 포기했다. 그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고 춤을 출 것을 강요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었다.

박 시장과 안 전 지사의 경우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여비서를 성추행한 의혹이 공통점이다. 자치단체장은 통상 비서실에 여직원을 둔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비서실장 아래에 10여 명의 비서진이 있는데 통상 이 가운데 적게는 2~3명, 많게는 4~5명이 여직원이다.

자체단체장의 폐쇄적 업무 공간도 성추문의 진원지로 자주 등장한다. 자치단체장의 사무실은 집무실과 비서실 등으로 구분된다. 집무실은 결재를 하거나 직접 업무를 보는 공간과 외부인을 접견하는 공간(접견실), 휴게실(침실·화장실 포함)이 마련돼 있다. 통상 비서실과 접견실을 통과한 뒤 자치단체장이 근무하는 공간이 나오는데, 오 전 시장의 경우 자신이 혼자 업무를 보는 공간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법정 구속이 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2월 1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법정 구속이 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범죄학 전문가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너그러운 성범죄’ 인식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여성들이 권력의 중심(이너서클)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일부 권력자들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라며 쉽게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저지른다는 얘기다. 범행이 반복되면서 범죄로 인식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목원대 경찰법학과 박선영 교수는 “안 전 지사 사건에서 보듯 피해 여성이 주변의 비난과 2차 피해가 두려워 더 일찍 공개하지 못했다”며 “(권력자들이) 성범죄를 저지른 뒤에도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모친상으로 인한 형집행정지로 지난 5일 임시 출소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광주교도소에 다시 입소하고 있다.
모친상으로 인한 형집행정지로 지난 5일 임시 출소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후 광주교도소에 다시 입소하고 있다.


조직 내 여직원에 대한 성범죄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한 성범죄로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서장원 전 경기 포천시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6년 7월 시장직을 잃었다. 우근민 전 제주지사는 2013년 여성 직능단체장을 면담하면서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여성가족부로부터 ‘성희롱 판정’과 함께 1000만원의 손해배상,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권고받았다.


피해자 끌려다니기 쉬운 권력형 성범죄
대개의 권력형 성범죄는 특성상 은밀히 행해질 때가 많고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뚜렷한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 권력형 가해자의 위세에 눌려 피해사실을 명쾌하게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박원순 서울시장 유고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유고로 시장 권한을 대행하게 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염건령 한국범죄학연구소장은 “피해 여성이 권위에 눌려 저항하지 못하면 가해자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권력형 성폭력의 전형적인 과정으로 나중에는 피해자를 압박하거나 배척하는 상황도 생긴다”고 말했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에 나온 화장실과 관련 없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자료사진)
위 사진은 해당 기사에 나온 화장실과 관련 없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자료사진)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강도·강간해 징역 12년을 복역하고도 4개월 만에 같은 수법을 시도한 남성에게 항소심 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1부(재판장 최복규)는 감금미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9)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다만 검사는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강제추행 등의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2018년 8월 24일 오후 6시 30분 경남 함양군에 있는 한 상가건물에서 B(58.여)씨에게 “옷에 뭐가 묻었다. 화장실 가서 닦아라”고 말한 뒤 공용화장실에 침입해 감금을 시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범행은 일주일 뒤 다시 시작됐다.

A씨는 다음달 2일 오후 3시쯤 함양군 또 다른 상가건물에서 공용화장실에 침입해 용변을 보던 C(40.여)씨에게 비슷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도망쳐 미수에 그쳤다.

A씨는 다음해 2월 4일 C씨가 당했던 같은 건물에서 미성년자인 여고생 D(17)씨에게 침을 뱉은 뒤 “화장실 가서 침 닦아라”고 말해 화장실에 가던 그녀를 감금시도한 혐의가 있다.

수사결과 여성 피해자 3명 모두 “소리친다”, “살려달라” 등 큰 목소리로 완강히 저항해 범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씨로 인해 피해자들은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등 그는 용서받지 못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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